온 국민 안전의식으로 무장해 확산 막아야 한다

AI 확산은 사태가 심각하다. 지난해 11월 17일 AI가 발생한 후 3000만마리가 넘는 닭과 오리 등을 살처분하며 역대 최악의 피해를 기록한 이번 AI 사태는 초동대응에 문제가 있었다. 초기에 보다 과감하게 살처분을 했더라면 피해가 덜했을까. 처음 AI가 발생했을 당시 방역당국은 매뉴얼(SOP·방역지침)대로 AI 발생농가 반경 500m 이내의 가금류를 선별적으로 살처분했다. 하지만 이번 H5N6형 바이러스는 처음 상륙하는데다 유래없이 전염속도가 빨라 500m 살처분이 먹혀 들어가질 못했다는 분석이다.

AI 최초 발생은 철새 때문으로 분석된다. 철새는 국경이 없다. 철새의 입국을 막을 방법은 전혀 없다. 보통 일이 아니다. AI 주범의 하나로 밝혀진 가창오리의 이동경로에 따라 방역대책을 강화하는 것도 방법의 하나다. 철새 중 하나인 가창오리의 경우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전북 동림저수지 → 금강 → 삽교 순으로 북상하기 때문에 AI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는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

가창오리는 러시아 레나강에서 시베리아 동부, 아무르와 사할린 북부, 캄차카 반도 등에 분포하며 전 세계 가창오리의 90% 이상이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보낸다고 한다. 가창오리는 11월경 한꺼번에 20여만 마리가 날아 들어오고 12월부터는 동림저수지와 금강호에 머무르다 갑자기 사라지기도 한다.

가창오리가 남하할 때는 약 670㎞를 쉬지 않고 비행하지만 북상할 때는 중간 경유지를 거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그것이 또한 문제인 것이다. 2월 이후 북상할 때도 새만금이나 금강호를 통해 북상하거나 삽교호를 잠시 거쳐 러시아로 돌아가는 순서가 반복된다.

이전에 최대피해를 낸 2008년의 경우 모두 합쳐 528만5000마리를 살처분했는데 봄철에 철새가 북상하면서 AI 바이러스를 퍼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도 AI감염이 확인됐다. 새들이 통과하면서 옮긴 것이 틀림없다.

앞으로 몇달간 우리는 이 AI방역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AI 발생에 따른 이동초소 운영비, 방역약품 구입비 등 소요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이같은 AI 방역은 돈으로만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AI는 농가에 큰 피해를 가져 올 뿐만 아니라 직접적으로 인명을 위협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와 함께 따라올 불안감도 국민들을 괴롭힐 것이다.

따라서 이럴 때 중요한 것이 바로 국민의 안전의식이다. 온 국민이 합심해 방역을 도와야 한다.

이번 AI 발생을 남의 일 보듯 해서는 안된다. 우리 모두에 주어진 공통된 과제다. AI 방역도 우리 안전문화가 바탕이 될 때 정말 큰 힘이 되고 효과를 볼 수 있다.

저작권자 © 안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