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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오피니언 칼럼승인 2016.12.21 14:03 | 수정 2016.12.22 13:58
안전을 위한 디자인

명탐정 셜록 홈즈를 탄생시킨 작가 코난 도일은 어느날 런던 사교계의 저명인사 10여명에게 장난삼아 전보 한통씩을 띄워 보냈다.

“모두 들통 났다. 빨리 피신하라.”

그런데 그로부터 정말 엉뚱한 일이 벌어졌다. 그 전보를 받은 사람들이 모두 황급히 집을 떠나 자취를 감춰 버렸던 것이다.

요즘의 세태도 마찬가지가 아니겠는가. 세상의 뒤안길엔 언제나 남모르는 비밀이 있게 마련이다.

지금은 축구가 가장 인기있는 종목으로 꼽힌다. 역사도 오래됐다.

그런데 초창기의 우리 축구는 경기규칙이 지금과 많이 달랐다. 이것저것 제대로 된 것이 없기에 지금으로 치면 아주 우습다싶은 규칙들이 많았다.

경기시간만 해도 지금의 전후반 합쳐 90분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고 주최측 마음대로였다. 참가팀이 많으면 30분, 여유가 있으면 40분씩으로 배정하는 등 그야말로 엿장수 마음대로 식이었다. 그리고 경기 결과 승부가 나지 않을 때는 연장전도 가질 법하건만 예전에는 연장전이란 것이 없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결과를 냈는지 궁금해진다.

승부킥으로 결판을 냈을까. 아니다. 승부킥이 생긴 건 오래되지 않는다.

되돌아 보면 역사 속의 옛분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현명했던 것 같다.

양팀의 득점이 같을 때는 양팀의 골킥, 코너킥, 페널티킥을 점수로 따져 우세한 팀이 이기도록 했었다. 골킥과 코너킥은 1점씩,  페널티킥은 성공여부에 관계없이 2점을 줬다. 마치 펜싱에서 피돌수를 따지거나 유도에서 공격이 우세한 선수에 판정승을 선언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었다.

스포츠건 인생이건 머리를 쓰고 좋은 기획안을 만들면 결과는 달라진다. 안전에선 특히 그렇다. 지금은 안전을 디자인하는 시대다. 안전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든다.  

우리 주변엔 갖가지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다. 그래서 아주 유용하게 쓰이는 것이 CCTV다.

‘안전파수꾼’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CCTV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각종 범죄와 사건·사고로부터 주민의 안전을 지키는데 톡톡히 한몫을 하고 있다.

CCTV관제시스템은 범죄예방 효과의 극대화는 물론 현장 범인 검거율 상승, 사건 해결능력 증가, 수사비용 절감, 초동 수사기간 단축 등을 비롯해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시민안전 컨트롤타워 구실을 할 수 있다.

실제로 CCTV의 실시간 모니터링 활약상은 여간 만만치 않다. 하지만 부작용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사생활의 침해다.

그래서 이번에 행정자치부가 영상정보처리기기로 발생할 수 있는 개인 영상정보 침해를 막고 영상정보의 안전한 관리를 위한 조치사항을 법제화한 ‘개인영상정보 보호법’ 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밝히고 나섰다.

CCTV와 블랙박스 등에 촬영된 영상이 본인 의사에 반해 인터넷 등에 공개되면 삭제를 요구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에선 CCTV로 촬영된 개인 영상정보만 보호하고 있지만 제정안은 블랙박스와 웨어러블카메라, 스마트안경, 무인기 촬영 등 모든 영상정보처리기기로부터 권리를 보호한다.

하지만 여기서 나아가 제정안은 본인 의사에 반해 개인 영상정보가 인터넷 등에 공개되면 영상을 삭제하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로는 CCTV나 블랙박스 등에 자신이 찍힌 영상이 공개된 경우 명예훼손이나 사생활침해가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통신사업자 등에 삭제를 요구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공개를 원하지 않으면 이를 삭제할 수 있도록 권리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다.

또 CCTV 영상이 사건·사고의 주요 증거로 활용되는 점을 고려해 영상정보 열람을 요구할 수 있는 범위를 현행 본인(미성년자의 경우 법정대리인)에서 ‘사고피해자 등 정당한 사유가 있는 사람’ 등으로 확대한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

안전도 중요하지만 안전을 디자인한다는 것이 어떤 효과를 내는지 주목해 볼 부분들이다.

최명우 주필  myungw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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