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함께 하는 소방시설의 안전을 관리하는 한국소방시설협회. 소방시설업자의 권익 보호와 소방기술 개발에 힘을 보태고자 시작한 협회가 어느덧 7300여 소방시설업체와 8만6000여 소방기술자들이 가입한 거대단체가 됐다. 본인이 직접 현장에 나가야 모든 일이 진행된다며 현장을 발로 뛰는 열정을 가진 최영웅 한국소방시설협회 회장에게 협회가 나아갈 방향과 비전 및 새롭게 추진하는 사업 등에 대해 들어봤다.

“소방시설공사 분리발주 법제화와
기술자 양성·승급교육 실시돼야”

▲한국소방시설협회의 설립 취지와 협회 조직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한국소방시설협회는 소방시설공사업법에 따라 설립된 비영리법인으로 설립 목적은 크게 두가지입니다. 회원의 품위유지, 기술의 향상, 소방시설업의 기술개선과 발전이 그 첫번째이며 회원의 복리증진을 기하는 동시에 소방산업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함이 두번째입니다.

소방시설협회는 회장 직속의 감사실을 포함해 중앙회에 경영기획본부 및 회원지원본부 2본부와 소방산업전략연구소를 두고 있습니다.

경영기획본부에는 경영기획실, 운영지원과, 홍보협력과의 3개과, 회원지원본부에는 회원지원실, 법령제도과, 평가사업과, 정보지원과의 4개과로 구성돼 있습니다.

또 민원 편의를 위해 서울을 포함한 전국에 13개 시·도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번 한국소방시설협회에서는 조직 개편시 ‘업무 효율화’에 초점을 둔 바 있는데 특히 법령제도과와 감사실이 신설됐습니다. 개편을 통해 소방시설협회가 추구하는 방향성은 무엇인가요.

지난번 있었던 조직 개편은 크게 세부분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첫째 소방산업전략연구소의 조직기능 분산 및 조직 재편, 둘째 회원지원본부 산하에 법령제도과의 신설, 셋째 감사업무 강화를 위한 감사실의 신설입니다. 소방산업전략연구소의 경우 소방 관련 기술·정보의 수집과 R&D사업 추진에 집중하는 것으로 업무와 인원 조정을 했습니다.

법령제도과는 소방관련 법령 및 제도 개선연구와 개정 추진, 각종 정책의 건의, 각종 법령 관련 질의회신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입니다.

회장 직속의 감사실은 협회 감사업무 강화를 위해 신설됐습니다. 대·내외 감사 수감 및 감독청의 지시사항과 대행 감사에 관한 사항을 전반적으로 관리합니다. 특히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약칭 청탁금지법)’시행에 따라 임직원의 행동강령·청렴에 관한 교육은 물론 직무감찰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직제 개편은 무엇보다 회원사의 권익보호와 동반성장을 목표로 소방관련 법령 및 제도 개선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함으로 앞으로도 그 취지에 어긋나지 않게 업무를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한국소방시설협회에서 시행하고 있는 주요 사업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 소개해 주십시오.

소방시설협회의 업무는 정부위탁업무와 일반업무 두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정부위탁업무로는 시공능력평가 및 공시업무, 소방기술자·감리원 경력관리업무, 소방기술인정자격수첩 발급업무, 소방시설업 등록신청 및 변경신고 접수·확인업무가 있습니다.

시공능력은 발주자가 적정한 소방시설공사업자를 선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공사실적, 경영능력, 기술능력, 신인도를 평가 수치화·공식화해 공평하고 합리적인 입찰기회를 부여·공정거래 질서를 유지하고 장려하는 제도입니다. 

소방기술자·감리원 경력관리제도는 기술자·감리원들이 과거 근무했던 업체의 부도, 폐업, 이전, 양·도수 등으로 인해 경력입증이 어렵거나 경력증명서류 발급을 위해 소요시간과 경비 절감, 고충 해소를 위해 만들어진 제도입니다. 

또 개인별 경력을 관리하고 실명화해 분야별 전문가를 육성하고자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열심히 일하는 기술자를 우대하기 위한 소방기술인정자격수첩도 발급하고 있습니다. 

특히 내년 1월 28일부터 도입되는 소방시설 설계·공사감리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제(PQ) 시행과 관련해 설계·공사감리업의 용역실적관리 수행에 문제가 없도록 철저히 준비해 시행할 계획입니다.

이외에도 분리발주 계약제도 도입 추진, 소방시설업 기술발전과 관련된 소방기술의 향상·진흥을 위한 지원과 국제교류 활동, 소방과 관련된 시중노임, 표준품셈 및 표준설계도서, 원가계산 등의 조사연구와 같은 소방시설업 활동지원사업과 회원사에 필요한 법령·제도·시책·안전·기술 등의 각종 기술경영 정보제공사업, 대내외 홍보활동 등도 다방면으로 진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한국소방시설협회에서는 소방산업 발전에 기여할 유능한 인재의 육성을 위해 장학금 지원사업을 시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안전과 교육에 대한 회장님의 소신이나 철학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한국소방시설협회는 2015년부터 회원사 소속 자녀들을 대상으로 장학금 지원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2015·2016년 2년에 걸쳐 총 26명의 학생들에게 26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습니다. 

미래의 성장동력인 학생들의 꿈과 목표를 지원하고자 시작한 사업이기에 매년 조금씩이라도 지원범위를 확대해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고자 합니다.

이에 내년에는 15명의 장학생을 선발해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입니다.

안전과 교육은 아주 깊은 연관성이 있습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본적인 안전습관을 심어주는 교육부터 성인들이 받는 전문적인 교육까지 다양한 교육이 안전의식을 심어주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특히 직접적으로 현장에서 일하는 소방기술자들에게 있어 교육은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의 안전강화정책 기조와 연계해 소방기술자 교육의 체계화 및 전문화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됐습니다. 건설(1988년), 정보통신(1998년), 전기(1999년)분야는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기술자들에게 양성·승급교육을 이미 실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방분야는 아직까지 기술자 양성·승급교육과정이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저희 협회는 현재 소방기술자들이 받고 있는 법정 실무교육과는 다른, 새로운 제도인 양성·승급교육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소방시설협회는 지난 2015년 4월부터 5개월간 소방기술자 양성·승급 교육제도 도입을 위해 필요성과 당위성 등 근거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했고 국제소방안전박람회에서도 2년간(2015·2016년) 양성·승급 교육제도 도입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습니다.

최초로 소방 관련 자격을 취득한 소방기술자들은 현장 경험의 부족과 이론-실무와의 실질적인 차이로 인해 업무 수행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또 보유한 기술 승급과 실제 기술능력간의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 기술자의 승급시에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소방기술자의 기술능력 부족으로 시공품질의 저하나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준비하고 대응하기 위해서는 꼭 기술자의 양성·승급교육이 전제돼야 할 것입니다. 

▲소방시설협회에서는 소방기술자 취업정보센터를 열어 구직자와 구인업체를 매칭하고 있는데 지금까지의 성과와 앞으로 취업정보센터를 통해 협회가 이루고자 하는 계획을 말씀 바랍니다.

지난 10월부터 소방기술자 취업정보센터를 오픈해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소방기술자 취업정보센터를 특화시켜 별도 도메인의 채용정보 전문사이트로 운영하면서 소방시설업 등록 및 실적 데이터와 구직자 데이터 구축·활용은 물론 전담자 지정을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계획도 있습니다. 

이처럼 소방기술인 채용정보 사이트가 개편·운영되면 건설분야(건설워커), 의료분야(메디닥터), 방송분야(미디어잡)처럼 전문인력을 채용하고 필요한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한결 용이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회원들에게 꼭 필요한 채용정보를 제공하는 중심지로서 취업정보센터가 자리매김하기를 바랍니다.   

▲최근 경주 지진으로 국민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습니다. 소방안전과 관련된 사항들도 많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특히 건축물의 전기·가스·소방시설 등이 지진에 취약하다고 합니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소방시설 발전 방향이 있다면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도 더이상 지진 안전지대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지난 9월 경북 경주서 지진이 발생한 후 오랫동안 여진이 계속됐고 서울·경기 등 수도권지역까지 진동이 감지가 되면서 해당 지역뿐만이 아닌 우리나라 모든 국민이 지진의 공포에 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소방분야도 올해 초부터 내진설계기준이 고시돼 시행 중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내진설계에 대한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가 소수이고 내진설계 기술 습득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 소방시설협회는 소방시설 내진설계·시공 기술력 향상을 통한 소방시설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7월에 이어 12월 소방시설 내진설계 세미나를 개최합니다.

화재에 대한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소방시설이 제대로 설치가 되고 작동이 돼야 하기에 협회에서는 소방시설공사 분리발주 법제화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소방시설공사는 건설공사에 포함돼 일괄발주되고 있어 소방공사업체는 입찰에 참여할 기회조차도 없습니다.

소방시설공사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나 능력, 노하우에 대한 고려도 없이 소방시설공사업을 등록할 수 있는 법적 요건만 갖춘 종합건설업체가 공사를 수주한 후 최저가의 금액으로 하도급을 주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시공하는 업체는 발주금액의 절반 수준으로 공사를 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이는 결국 부실공사를 하게 되는 현실로 내몰려 소방시설이 오동작하거나 잦은 고장으로 유지관리비용이 많이 들거나 화재시 막대한 재산·인명피해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안전한 사회를 위한 소방의 역할은 기초부터 튼튼히 하는 것입니다. 소방시설 본연의 역할에 충실히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으로도 소방시설협회는 그 환경 조성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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