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가 운영하는 도시철도의 노후화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에서 요청해 받은 국토교통부의 자료를 보면 수긍이 가고도 남는다. 기대수명을 다한 노후 전동차를 제때 교체하지 않고 연장 사용하고 있어 노후속도는 더 가속화되고 있다.

시민들이 몰라서 그렇지 지하철의 이런 저런 내부 실정을 안다면 지하철을 타는 것이 불안해 질 것이다.

노후 지하철을 타는 시민들은 문의 여닫이 등이 옛날 같지 않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출입문은 이물질이 낄 경우 다시 열리게 돼 있다. 끼임사고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런 종류의 고장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기 때문에 정밀하게 다루지 않으면 안된다. 과연 우리들이 이용하고 있는 이 지하철전동차는 안전한 것일까.

차량의 노후화도 문제지만 이 보다 더 걱정스러운 것이 기관사들의 안전의식 결여와 안전불감증이다. 지하철을 타보면 승차감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차량의 노후화도 원일일 수 있겠지만 차량운행 자체가 난폭한 것이다.

승강장에 진입할 때도 정차와 발차가 매끄럽지 않다. 그러니 승객들이 비틀거리고 노약자들이 넘어질 수도 있다.

아니나 다를까. 5호선 김포공항역에서 또 허망한 끼임사고를 일으켰다.

평소에도 이러다 사고라도 나면 어쩌려는가 하는 아찔한 순간이 펼쳐지는데 그러다 보면 결국 올 것이 오고 만다.

기계의 노후화 보다 사람의 안전불감증이 더 두려운 것이다. 연기 나는데 불이 있다고 한다. 시민들의 불안이 쌓이면 사고가 날 조짐을 생각해 봐야 한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을 새삼스레 되뇔 필요도 없다.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사고가 일어났을 때 우리는 단순 과실에 의한 선박 침몰사고쯤으로 알았다. 하지만 이 사고는 시간이 지나면서 초대형 사건으로 바뀌었다.

이 사건은 조사를 진행하면 할수록 문제점이 계속 불거지는 특성을 갖고 있었다. 소수의 관련자들이 저지른 부정비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구조적인 부정부패의 총체적 사례로 밝혀져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 문제를 다루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문제는 만연한 안전불감증과 국가적 안전시스템의 부실이었다. 그래서 진통 끝에 많은 것이 달라졌다.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에게 많은 고통과 분노, 슬픔을 가져다 줬지만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 보는 계기를 만들어 줬고 우리 스스로가 먼저 변해야 할 때임을 알렸다.

11월은 겨울이 열리는 문턱이다. 달라지는 계절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 안전을 위해서다. 이제는 그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 가치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는 우리다.

안전을 위해서라면 목소리를 높여봐도 좋다. 11월이 안전해야 낭만의 12월로 접어들고 행복한 새해를 맞을 수 있을 것이다.

안전이 가져다 주는 선물을 늘 고맙게 받을 자세를 갖춰 보자. 값진 안전선물을 주고 받는 준비를 갖춰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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