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보다 심려 끼친 고객에 ‘안전 최우선’ 가치 선물하라

삼성전자가 회심의 역작으로 내놓은 갤럭시노트7이 마침내 단종의 비운을 맞았다. 지난 8월 출시 후 불과 2개월만이다. 엄청난 손실이 예견됨에도 삼성은 고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갤노트7은 출시 직후부터 배터리 오류가 발견돼 전면 리콜 대상이 됐고 다시 출시한 제품마저 발화 사건에 휘말리는 초유의 소동을 겪었다. 특히, 지난 5일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 여객기 안에서 갤노트7에 불이 붙은 후에는 3대 이동통신사가 제품의 교환을 중단했다.

삼성이 ‘0.002%의 배터리 불량’이라면서도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며 전면 리콜에 나섰을 때는 이것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 결단이란 호평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새 제품도 문제를 일으키며 삼성의 기술력과 대처능력에 의문이 제기되자 삼성은 비장하게 ‘단종’의 결단을 내렸다. 기술력과 품질을 최우선 가치로 앞세워온 삼성이 제품 결함으로 소비자의 불신을 산 것은 당장의 손실보다 더 큰 시련이다.

되돌아 보면 삼성이 경쟁사 애플의 아이폰7에 앞서 이를 출시하려 서둘렀고 배터리 결함도 시간에 쫓겨 완벽성을 기하지 못한 귀결이라는 지적이다. 이같은 사태를 초래한 삼성이 뼈아픈 자성을 통해 각성해야 할 것은 그 무엇보다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갤노트7은 바로 안전에 문제가 있었기에 최악의 결말을 부른 것이다. 그러나 곤경에 처한 삼성이 ‘갤노트7 리스크’를 극복하려면 갤럭시 시리즈를 포함한 삼성 브랜드 가치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안전을 새로운 기치로 내세워 재기에 나서야 한다. 기술만 최고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안전이 검증되지 않으면 그 어떤 제품도 고객을 부를 수 없다는 것을 삼성이 실증해 보이지 않았는가. 기술이 달리거나 제품이 완벽하지 못해도 나름 용납은 될 터이지만 안전이 배제된 것은 퇴장당할 수밖에 없다. 안전이란 기본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데서 온 이번 상흔을 삼성은 통렬한 자성과 파괴적 혁신으로 신뢰를 되찾기 바란다.

삼성이 적극적으로 해결에 나선 만큼 정부와 국민의 애정어린 관심도 필요하다. 그렇다면 삼성은 이번에 그 어떤 신기술보다 고객, 아니 우리 국민들에게 ‘안전 최우선’의 가치를 선물해 보라.

위기가 기회라는 말은 이런 경우에 적용된다. 갤노트7으로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쳤다면 거듭난 ‘안전 삼성’으로 이 땅에 안전문화를 정착시키는 주역이 돼보라 권유하고 싶다.

우리가 안전을 위해 해야 할 일은 참으로 많다. 그간 우리의 안전을 저해한 온갖 적폐를 퇴치시키는 것이 그 첫번째다. 선진을 외치면서 후진의 구태를 보이는 우를 범치 않으려면 당초 계획을 축소하는 일이 없어야 하며 생산자와 소비자들이 안전을 위해 일체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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