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호 안전보건공단 서울지역본부장

“사물인터넷·정보통신기술 융합된
제4차 산업혁명시대 도래
새로운 비즈니즈 모델에 적합한
안전관리방식 도입 적극 나서야”

머지 않은 미래에 자동차는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의 개념으로 바뀐다고 한다. 택시가 없어지고 주차난이 해결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몇년전만 해도 반도체공장의 생산라인에 무진복을 입은 근로자들이 꽤 보였지만 지금은 거의 보이지 않고 그 덩치큰 공장이 아바타에 의해 원격 제어되고 있다.

자동차, 종이, 책상을 만드는 공장이 따로 있을 필요가 없어지고 환자는 집에서 아바타에 의해 원격진료를 받게 되는 때가 오고 있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이미 우리 곁에 바싹 다가온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으로 대변되는 제4차 산업혁명이다.

기계화로부터 시작된 제1차 산업혁명에서 제3차 산업혁명까지는 200여년이 걸렸지만 제4차 산업혁명은 개념도 잡히기 전에 현실화돼 그 빠른 변화에 모두 당황해 한다.

결과적으로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니즈는 모두 해결이 가능하고 그로 인해 인간은 더 나은 삶과 풍요를 누리게 될 것이다.

그러나 정보통신기술(ICT)과 융합으로 대변되는 제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산업, 기술, 고용 등의 변화가 안전분야에도 큰 변화를 요구한다.

산업간 벽이 없어지고 기술은 점점 고도화되고 일하는 방식이나 일자리의 종류가 크게 바뀌게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가져올 새로운 위험과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생기는 또다른 위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사물인터넷으로 제어되는 생산현장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위험이 만들어지고 그 위험의 크기도 다를 것이다.

가상과 현실이 혼재된 산업현장에 종전의 안전관리방식으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안전전문가가 이러한 문제에 대해 깊게 고민하는 것 같지 않고 법과 제도는 변화를 따라잡기 어렵다.

한 예를 들어보자. 건설현장의 크레인이 안전한지를 정기적으로 검사하고 작업 전에 점검하는 일을 현재는 운전자 또는 전문가가 육안점검을 하거나 일부 항목의 기기측정을 통해 판단한다.

수십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크레인을 검사하는데 따른 위험도 크고 검사 결과에 대한 신뢰성은 낮다. 검사 결과물을 활용한 빅데이터 축적으로 장비 이력관리시스템을 만들기도 어렵다.

이러한 원인으로 인해 크레인은 수시로 사고가 발생해 많은 인명피해와 재산상 손실을 가져 온다.

크레인 검사나 일상 점검을 사물인터넷 방식을 활용해 크라우드 기반의 안전에 관한 정보를 아바타가 받아 쌍방향 교환을 통해 검사하고 검사 결과를 판정하고 위험요인을 제어하는 것은 불가능할까?

크레인에 관한 정보를 컴퓨터인 아바타가 인식해 정보를 교환하는 사물인터넷은 현재 일반화된 기술이고 용어가 됐다.

정보의 생성, 축적, 활용은 이미 크라우드 기반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를 활용해 크레인의 정기검사와 일상점검시스템을 구축한다면 검사 결과의 신뢰성을 크게 높일 수 있고 빅데이터 축적을 통한 크레인의 수명예측과 점검 및 보수 주기관리 등이 모두 가능해 진다.

안전문제로 인한 사고 발생 확률이 낮아지는 것은 부가 이익이다.

산업현장의 모든 위험기계·기구는 물론 관제, 소방, 환경분야 안전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사물을 뛰어 넘어 일하는 사람들에게 이 시스템을 적용한다면 정신적·심리적 상태까지 파악해 불안전 행동으로 인한 위험으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최근 대형사고가 빈번히 발생해 사회적 파장이 크고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끼임사고, 의정부 철도 공사장 폭발사고, 김포 건설현장 화재 등 대부분의 대형사고가 원인을 추적해 보면 사전적으로 위험요인을 찾지 못했거나 찾는 노력을 하지 않음으로써 위험을 제거하거나 차단하는데 실패한 결과다.

미래 산업현장은 기술이 고도화·복잡화·정밀화 등의 양상으로 변해 갈 것이다.

안전보건 여건이 이처럼 크고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종전의 안전관리방식으로는 한계에 봉착할 것이다.

안전전문가가 제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안전기술에 눈을 떠야 한다.

기업은 제4차 산업혁명에 따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맞는 안전관리방식을 도입하는데 투자할 적기를 놓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저작권자 © 안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