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폭운행 잦고 승객보호 의식도 결여돼 있어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운영하는 도시철도의 노후화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에서 요청해 받은 국토교통부의 자료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1호선 등을 운행하는 전동차는 총 2450대로 이 중 535대가 노후상태라는 것이다. 2012년에 집계된 노후차량이 234대였는데 4년만에 2배 이상으로 수치가 증가하고 있다. 갈수록 노후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니 조치 또한 시급하다 할 것이다.
차량의 노후화가 이처럼 빠르게 진행되는 것은 기대수명을 다한 노후 전동차를 제때 교체하지 않고 연장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기대수명 25년이 넘은 차량이 5대인데, 이것도 모두 정밀안전진단을 거쳐 향후 5년 동안 더 사용하는 것으로 결정돼 있다.
전동차들은 정밀안전진단을 통해 항시 노후차량의 안전성을 검증하고 있다지만 진단을 통과한 노후차량에 대한 안전성을 신뢰하기가 또한 쉽지가 않다. 차량의 노후화는 가속되는데 이와 더불어 안전 합격률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도 아이러니컬하다. 안전성이 담보되지 못하는 상태에서 사용 기간만 늘려준다는 인상이 든다.
이 도시철도의 ‘고장에 의한 운행장애 발생 현황’에 따르면 2012년 10건에서 2013년 16건, 2014년 18건, 2015년 14건, 2016년에는 8월까지 13건으로 꾸준히 장애가 발생하고 있다. 차량의 노후화와 관련되는 것이 아니냐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노후 지하철을 타는 시민들은 문의 여닫이 등이 옛날 같지 않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출입문은 이물질이 낄 경우 다시 열리게 돼 있다. 끼임사고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런 종류의 고장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기 때문에 정밀하게 다루지 않으면 안된다. 과연 우리들이 이용하고 있는 이 지하철 전동차가 안전한 것일까.
차량의 노후화도 문제지만 이 보다 더 걱정스러운 것이 기관사들의 안전의식 결여와 안전불감증이다. 지하철을 타보면 승차감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차량의 노후화도 원일일 수 있겠지만 차량운행 자체가 난폭한 것이다. 승강장에 진입할 때도 정차와 발차가 매끄럽지 않다. 그러니 승객들이 비틀거리고 노약자들이 넘어질 수도 있다.
이뿐이 아니다. 지난번 동묘앞까지 운행하는 1호선 열차는 승객들에게 ‘여기가 종착역이니 모두 하차하라’는 방송과 함께 승객들이 다 내리기도 전에 차안의 불을 모두 꺼버렸다. 이러다 사고라도 나면 어쩌려는가. 아찔한 순간이다. 대형사고가 난 뒤에 또 무얼 어떻게 정비하느니, 교육을 시키느니 할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관계자들에 대한 안전교육을 실시해 시민들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사고를 막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