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욱 의원, “과거 간직한 수장고 지진 노출 심각”

경주지진 이후 내진설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립도서관과 박물관, 미술관 등 상당수가 내진설계가 적용되지 않아 지진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교육문화관광체육위원회)은 국립중앙도서관·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등 문체부 소속 산하 주요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해 30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국립도서관의 경우 2008년과 2013년에 각각 건축된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도서관(서울 서초구), 국립세종도서관(세종시)은 내진설계가 적용된 반면 1988년 건축된 국립중앙도서관 본관과 2000년 건축된 자료보존관, 1981년 건축된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내진설계가 적용되지 않았다.

국립중앙도서관은 한국어로 된 책 746만권 등 1065만점의 장서를 보유한 국가지식정보자원의 보고이며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이용한다는 점에서 내진설계 취약이 대형사고로 번질 우려를 낳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지방 13개 박물관 가운데 내진설계가 적용된 곳은 2005년 건축된 중앙박물관과 공주·김해·제주·춘천·나주 등 5개 지방 박물관에 그쳤다. 나머지 8개 박물관은 건축물 전부나 일부에 내진설계가 적용되지 않았다.

이밖에 국가에서 운영 중이거나 문체부 산하의 각종 관람 및 공연장도 지진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중앙극장은 2008년 KB하늘극장을 제외한 본관동, 별관동, 기계동이 모두 내진설계가 적용되지 않았으며 정동극장, 예술의전당의 오페라하우스, 음악당, 한가람미술관, 디자인미술관, 서예박물관 등 5개 건물이 모두 내진설계가 돼 있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김병욱 의원은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이 드러난 마당에 한국사회의 현재와 과거를 고스란히 간직한 수장고라 할 수 있는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 등이 지진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진도 6.0 이상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전제로 종합적인 실태 점검과 중장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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