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영 (사)한국안전교육강사협회 전문위원

지금으로부터 24년전인 1992년 8월 24일 한·중 수교 이후 양국관계를 비유할 때 흔히 쓰는 말이 있습니다.

“인천에서 닭이 울면 칭다오(靑島)에서 들을 수 있다”거나 “훼리호를 타고 담배 한대 피우노라면 양국 연안에 도착할 수 있는 지근거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두나라는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이웃입니다.

한다 하는 중국 전문가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한중 관계의 미래에 대해 밑그림을 펼치는 요즈음 분단국 소시민으로서 추(邱)대사님께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 필을 들었습니다.

제 어렸을 적 어른들은 귀국을 ‘대국’이라 했지요.

우선 국토 면적이 한반도의 약 44배에 달하니 ‘대국’이란 표현이 매우 적절하다 하겠습니다.

수차에 걸쳐 고도 시안(西安) 등은 이미 돌아봤고 앞으로도 가급적 중국의 많은 곳을 돌아볼 예정입니다.

그렇더라도 넓디넓은 귀국에 대해 무엇을 얼마나 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500여년간의 명청시대 선린관계였던 조선이란 나라는 국력이 약하긴 했어도 지금처럼 남북으로 분단되지는 않았었지요. 

지난해 9월 3일 천안문 광장에서 성대하게 거행된 전승절 열병식은 굴기하는 중국의 국력과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동북아시대의 융성을 보는 듯해 기쁜 마음으로 성원을 보낸 바 있습니다.

대사님께서도 익히 아시는 바와 같이 현존하는 230여개국 지구촌 국가들 중에서 분단된 나라는 한반도의 남북한이 유일합니다.

지금에 와서 누구를 탓할 수 있으리오만 그 책임 소재를 따져 보자면 나라를 제대로 지키지 못한 한국인 모두의 책임일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제라도 남북한 스스로가 대화를 나눠 가며 통일로 가야 하는 것이 참으로 당연지사일 것입니다.

그러나 작금의 남북관계의 미래는 어두운 터널로 들어섰는가 하면 대화의 실마리마저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 속담에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기에 진정성 있는 이웃나라 ‘대국’이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심정으로 도와주신다면 막혀 있는 남·북관계의 물꼬가 트일 것이라는 생각에서 대화의 길이 열리도록 주선해 주십사 하고 간청드리는 것입니다. 

만약 귀국의 도움으로 활발한 남북교류가 이뤄지고 마침내는 한반도 통일이 앞당겨진다면 미래의 한중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지요.

혹 대사님께서는 통일 이후의 한중관계를 상상해 보셨는지요?

황무지나 다름없는 북한 땅은 각종 교통망 확충 등 인프라 구축에 한중 양국이 자본과 노동분야 등에서 공동참여하게 될 것이므로 상상을 초월하는 일자리가 창출될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러시아산 가스의 직수입을 위해 가스관 매설을 서두르게 될 것이고 한중 양국의 고속철도가 유럽과 일본화물을 가득 적재하고 부산과 서울, 평양을 경유한 후 베이징을 거쳐 프랑스 파리 등 유럽을 왕복하게 되는 날이 올 것입니다.

이는 귀국에서 역동적으로 추진 중인 이따이이루(一帶一路·신실크로드) 정책 추진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불원간 귀국길에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주석을 대좌하게 되시거든 남북한의 진정어린 대화와 통일이 동북3성(遼寧·吉林·黑龍江省) 뿐만 아니라 중국 전체의 경제발전 기폭제가 될 것이고 그리되는 날 명실상부한 G-2국가로서 시주석이 미국측에 강력하게 주장하는 신대국관계(新大國關係)를 정립하는데도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근간에 한중간에 이견이 대두되고 있는 사드문제만 해도 그렇습니다.

남북관계가 원만한 대화무드로 무르익게 되고 교류협력이 활성화된다면 이 땅에 사드 무용론이 대두되리라 확신합니다.

그리하여 세계인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한반도 통일이 앞당겨지게 되는 날 대사님께서는 분단 한국의 대사로서가 아니라 통일 한국의 초대 대사로 재부임하게 될 그날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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