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일 전 합참 민군작전부장 예비역 육군소장/공학박사

군은 국민들의 높은 신뢰를 바탕으로 최악의 상황에서도 어떤 사고나 실수 없이 맡은 임무를 완수해야 하는 고신뢰도 조직(High Reliability Organization)이다.

그래서 군은 안전을 모든 조직의 기본가치로 선정해 시행 중에 있다.

그러나 군내 새로운 시스템 운용, 대규모 인원 교체, 새로운 임무, 예기치 않은 기상과 상황 등으로 기존의 안전체계로는 다양해지는 위험요소를 식별해 처리하기에는 제한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위험요소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안전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휘자들을 대상으로 안전리더십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을 지속 경주하고 있다.

군에서의 안전에 대한 개념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 부대관리와 교육훈련 측면에서만 강조되던 것이 이제는 전투준비차원으로 발전했다.

즉 전술적인 조치를 하기 위해 임무와 적, 기상, 지형, 시간, 민간요소 등에 추가해 반드시 안전요소를 고려하게 된다.

전술적 상황에서의 위해요소를 식별해 통제대책을 강구하는 것은 부대관리나 교육훈련간의 위험성 평가와 다름이 없다. 바로 안전 자체가 전투준비인 것이다.

또 현실로 도래한 알파고의 시대에 군 안전관리의 효율적 시행방안도 연구의 대상이다.

사고 관련 각종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예측과 분석이 가능해져 사용자 중심의 사전 위험요소 예측을 통한 위험성 평가와 각종 안전데이터의 체계적 관리와 제공을 통해 안전관리분야에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이를 위한 각종 기준을 포함한 안전관리의 기본 틀도 마련돼야 할 것이며 또한 군이 산업체와 연계해 발전시켜야 할 과제가 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앞으로 현실적인 문제로 닥쳐올 병력자원 절벽의 상황과도 연계가 된다.

인구의 급속한 감소로 인해 현재 63만명 수준인 병력을 2022년까지 52만명 수준으로 줄이도록 돼 있어 병력 수급상 많은 애로를 겪게 될 것이다.

이런 현상으로 인해 국민들은 군내 사고로 인한 장병들의 안전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될 것이며 장병들에 대한 안전의 성과는 바로 대군신뢰도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또 군내에서는 인간 중심의 지휘기조가 지금보다 더 강화되면서 사고로 인한 전투력의 약화를 예방하기 위해 특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매년 군에서 전역하는 장병은 약 21만명이다.

이들은 군에서 다시 산업전선으로 전환돼 군에서 익힌 다양한 경험들을 활용하게 된다.

군 장병은 예비산업인력으로 부대관리, 교육훈련, 전투준비간 경험하고 교육받은 다양한 안전에 관한 교육과 체계들을 전역 후 산업체에 그대로 적용해 산업체 전반의 안전수준을 향상시켜 재해를 줄임으로써 생산력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국민안전처가 국민의 생명을 재난으로부터 평생 보호하기 위해 시행 중인 생애주기 안전교육이 있다.

유아기에서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위험요소를 식별해 맞춤식 교육을 통해 생애기간 동안 안전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현재 청년기 교육 중에 군 복무 20여개월이 포함돼 있지 않지만 향후 군과 사회의 특성을 고려한 안전교육체계가 정립돼 교육된다면 다양한 효과가 있을 것이다.

장차 군의 선진화된 안전체계로 국민에 대한 대군신뢰도를 증진시키고 산업체의 재해예방에 기여하며 군의 전투준비태세를 향상시킴으로써 우리 사회에 다양한 기여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제는 군과 정부기관, 산업체, 연구조직들이 안전한국 건설이라는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안전분야에 대한 긴밀한 협력체계를 가동시켜 함께 연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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