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위원장으로 출범한 ‘가습기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국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수많은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국회가 나선 것이다. 안전신문은 우원식 가습기살균제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특별위원회의 향후 활동과 더불어 국민안전 확보를 위한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부도덕한 기업·무책임한 정부가 빚은 대참사
 철저한 진실규명·피해자 보상대책 마련 최선”

▲‘가습기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으셨습니다. 국민들의 관심이 큰 만큼 부담도 크실 텐데 소감 말씀 바랍니다.

지난 19대 국회 후반기 환노위를 맡으면서 가습기살균제 문제를 계속적으로 다뤄 오고 국정조사도 요구해 왔습니다.

당시 조사 결과 집계된 사망자수는 700여명이었고 피해자수도 4000여명에 이르는 대형 재난이자 참사였습니다.

하지만 현재 가늠해 볼 수 있는 피해자 규모는 수십만을 상회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들의 많은 의견을 책임지고 있는 자리에 앉은 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옥시 본사 방문해 증거은폐 조사 및 대표자 청문회 출석 요구
전세계에 글로벌기업이 한국에서 어떤 일 저질렀는지 알릴 것
재발방지대책 마련·폐질환 이외의 질환 조사도 함께 이뤄져야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만들어진 계기와 전체적인 조사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2011년 질병관리본부가 역학조사 및 동물실험 결과를 발표하면서 그간 발생됐던 원인 미상의 폐질환이 가습기살균제 때문이라는 것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이후 피해자 유가족과 시민단체, 야당을 중심으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과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등을 위한 국정조사를 지속적으로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만 해도 검찰의 수사는 대단히 지지부진했고 2013년에는 정부의 조사 결과를 더 지켜 봐야 한다는 이유로 시한부 기소중지까지 했습니다.

올해에 와서야 1월부터 본격적으로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전국민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며 국조특위에까지 이르게 된 것입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는 이익에 눈이 먼 부도덕한 기업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정부가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해 발생했기 때문에 사회적 재난이라고 봐야 합니다.

기업의 탐욕이 다수 국민을 사망케 한 매우 반인륜적인 사건이기 때문에 이번 국정조사는 정쟁이나 당리와는 관련 없이 진실을 규명하고 재발방지대책과 피해자 구제를 위해 관련 기관, 업체 등을 총망라해 성역 없는 조사를 할 것입니다.

국정조사는 지금까지 예비조사위원을 중심으로 하는 현장조사를 마쳤고 앞으로 정부 부처 등을 대상으로 하는 기관보고와 이를 바탕으로 증인, 참고인을 채택해 추진하는 청문회, 마지막으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 등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모르쇠로 일관하는 진정성 없는 옥시측 사과
산소통을 들고 다니는 아이와의 만남
반드시 사건의 진실을 밝혀 달라며
피해자와 가족들이 전해준 ‘퐁퐁소국’

▲특위는 지난달 27일 현장조사를 실시했습니다. 현장조사에서 사업주 측이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등 조사를 비협조적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추가조사를 의결했는데요. 추가조사 계획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대표적으로 옥시 레킷벤키저의 예를 들면 현장조사가 이뤄졌던 3시간 내내 표면적인 ‘사과’만 반복했습니다.

사프달 대표를 비롯한 옥시 레킷벤키저 측은 유해물질을 취급하는 과정에서의 의사결정 구조, 연구보고서 은폐 의혹, 본사의 지시여부에 대해 ‘보고받은 바 없다’, ‘당시 담당이 아니라 잘 모르겠다’, ‘검찰 수사 중이므로 말하기 곤란하다’는 등의 답변만 반복했습니다.

이런 답변에 여당 의원들조차 옥시의 태도가 사과의 진정성을 훼손하고 있다며 조사 중지 후 재조사할 수 있음을 거듭 경고했지만 이후에도 옥시 측은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했습니다.

이에 위원회의 뜻을 모아 빠른 시일 내에 재조사할 것을 결정한 것입니다.

추가조사는 먼저 전문가 중심의 비공개 조사로 이뤄지며 비협조적인 태도로 인해 재조사가 시행되는 만큼 다시 한번 같은 일이 발생할 경우 위원회가 정식으로 의결하는 현장조사를 재실시할 계획입니다.

▲특위는 오는 22일부터 영국 런던의 옥시 본사를 방문할 예정인데요. 옥시 본사 조사 일정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영국 옥시 본사 라케시 카푸어 CEO를 만나기로 확정했습니다.

옥시 글로벌 본사와 한국법인과의 네트워크, 흡입독성 인지 여부, 각종 증거 은폐 등에 대해 철저히 따져 물을 것이며 무엇보다 청문회에 옥시 대표자가 출석할 수 있도록 요구할 것입니다.

또 옥시 뿐만 아니라 영국 종교계, 정치권과도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는 현지 언론이나 우리나라 특파원과도 계속적으로 보도 조율을 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 옥시가 한국에서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 분명하게 알게 하는 것이 이번 방문의 궁극적인 목적입니다.

다시는 이같은 참극 일어나지 않도록
기업의 반사회적 행위 엄중 처벌하고
성역 없는 철저한 진상조사 통해
이번에는 제대로 된 안전장치 만들어야

▲위원장님은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소의 동물실험 성적서를 통해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폐 뿐만 아니라 코, 비강, 그리고 장기 등에도 문제가 발견됐다는 사실을 확인하셨는데요. 폐질환 이외의 환자들에 대해 앞으로 어떤 조치가 있을까요.

이 때문에 현재 정부에서도 폐 이외의 질환에 대한 조사위원회가 꾸려져 폐질환 이외의 피해자들에 대한 구제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이번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2012년부터 피해자들의 호소가 계속된 만큼 사회적인 관심이 매우 큰 문제입니다. 위원장님이 국민들로부터 받은 호소 중 깊게 관심을 가진 내용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법무부 현장조사에는 ‘산소통을 들고 다니는 아이’로 알려진 임성준 군이 참관해 직접 만날 수 있었습니다.

또 여의도 옥시 한국법인을 찾아갔을 때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그의 아들이 제게 ‘퐁퐁소국’이라는 꽃을 전달해 줬는데 그 꽃말이 ‘진실’이었습니다.

이런 국민들의 마음을 접하고 의견을 받으며 정말 무겁고 막중한 책임감을 다시 새기게 됐습니다.

▲이번 사건과 특위 조사로 인해 유해물질로 인한 국민들의 생활안전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민안전 문제에 대해 사회적으로 당부하실 말씀이 있다면.

저는 지난달 6일 국조특위 첫회의에서 이번 참사의 원인을 분명하게 밝혀 내고 다시는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꼼꼼히 만들겠다고 국민들께 약속드렸습니다.

기업의 탐욕, 정부의 무지와 무책임이 빚어낸 대형 참극을 과연 언제까지 계속 마주해야 하는지 우리 국민들이 느끼는 절망감은 헤아릴 수 없습니다.

이제 저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삶이 불안하고 사회 곳곳에 분노가 가득한 상태입니다.

이를 어루만지고 치유해야 할 정부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여전히 기업의 입장만을 대변하고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등한시하고 있으며 국민들과 피해자에게 사과하라는 국회의 요구도 무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2년 피해자들이 옥시 등 가해기업을 고소했을 때 검찰이 신속하게 조사했더라면 피해자들의 고통이 지금까지 크게 남아 있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제 치밀하고 철저한 국정조사를 통해 가해자에 대한 처벌과 피해자에 대한 보상대책 마련 외에도 당시 정부는 왜 그렇게 무책임하고 무성의했는지 밝혀내 책임을 물어야 할 것입니다.

이와함께 기업의 반사회적 행위의 재발을 방지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도록 엄중히 처벌해 다시는 이와 같은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 특위에 거는 국민적 기대가 큰 만큼 막중한 책임감으로 임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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