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 민간위탁 안전업무 모두 직영체제로 전환

서울 5~8호선 지하철은 승강장에 설치된 스크린도어의 광고판을 제거한다. 그리고 여기에 비상문을 설치해 비상상황 때 쉽게 탈출할 수 있게 할 것이라 한다. 모두가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서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승강장 스크린도어에는 열차 출입구 앞의 개폐식 문과 광고판으로 활용되는 안전보호벽으로서의 고정문이 있다. 고정문은 비상상황에서 승객이 탈출해야 할 때 큰 장애물이 되게 마련이다.

이 때문에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이 고정문을 열고 닫을 수 있는 비상문으로 교체하기로 한 것이다. 광고손실로 공사기간 동안 상당한 수입감소가 예상되지만 그 무엇보다 사람의 안전이 최우선이므로 광고를 희생키로 한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안전조치는 어찌 보면 극히 형식적인 일부에 속한다. 이미 서울시가 밝힌대로 지하철 안전업무 직영 전환 및 속칭 메피아 근절이 더 중요한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6월 7일 기자회견을 통해 ‘안전분야 외주화 및 일부 조직의 집단적 특혜’에 대한 근본대책을 수립하겠다고 하지 않았던가.

먼저 서울시는 서울메트로가 조건부 민간위탁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안전업무 중 스크린 도어 유지보수, 전동차 경정비, 차량기지 구내운전, 모터카 및 철도장비 등 특수차운영, 역사운영 업무를 모두 직영체제로 전환한다고 한다.

돌이켜보면 지하철 운행에 들어가는 거대한 자금들이 안전분야에 제대로 쓰였다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서울메트로는 2008년~2012년에 걸쳐 경영효율화를 기한다며 업무와 인력을 함께 외주화하면서 이직 유인책으로 전적자의 보수 및 정년 특혜를 담보하는 조건부 민간 위탁을 실시하기도 했었다.

도시철도공사 역시 2009년 경영효율화 명목으로 전동차 정비, 궤도보수 등 안전업무를 자회사에 위탁했다. 이런 과정에서 안전의 공동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일 것이다.

핵심 안전업무들이 민간에 위탁함으로써 안전분야가 취약해졌고, 특정한 고용조건이 적용되는 외주회사의 설립으로 ‘메피아’ 문제를 유발한 것은 곪은 상처가 뒤늦게 터진 형국이라 할 만 하다.

지금도 시민들은 이런 저런 내용을 모르고 계속 지하철만 타고 있다. 그것이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지하철이라고 한다면 이 얼마나 소름끼치는 일일 것인가. 잇따른 지하철 사고에 박원순 시장이 직접사과를 하고 개선책을 내놨지만 미심쩍은 데가 많다. 시민들은 그 후속조치를 예의주시할 것이다. 더는 실수가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보다 안심할 수 있도록 하려면 담당자들의 청렴과 안전에 대한 선언을 할 필요가 있다. 시민안전을 위한 책임감과 필수적 안전의식을 지니고 있는가 하는데 대한 신뢰가 구축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 복마전에서 또 무슨 사고가 날지 모른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면 앞으로가 더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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