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탁 전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교육원 교수

산골마을의 기나긴 겨울이 떠나자 화창한 봄인가 했는데 더운 날씨가 여름을 방불케 한다.

서둘러 꽃이 피어 한창이고 씨를 뿌리고 모종 심기를 서둘러야 하는 바쁜 나날을 보냈다.

인간들이 함부로 자연의 순리를 거역하고 무분별하게 개발하거나 물질만능이나 편리함만을 한없이 추구하는 동안 미세먼지가 하늘을 뒤덮고 가습기 살균제까지 만들었으니…

필자가 지구온난화를 미리 예상하고 해발이 높은 산골마을에 자리를 잡은 것은 참으로 훌륭한 선택이었다.

무더운 여름을 에어컨 없이도 잘 보낼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저녁이 있는 삶, 열대야가 없는 밤을 올해도 보낼 수 있으니 행복하다.

높은 백병산(1153m) 아래 맑은 골포천이 길게 흘러 내리는 이 아름다운 마을이 내가 살고 있는 전내마을이다. 10여가구 20여명의 가족들이 띄엄띄엄 자리잡고 살고 있는 마을은 자연환경이 잘 보존돼 있으나 산골짜기의 농사만으로는 언제나 힘들고 어렵다.

최근에 이런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 시작되고 있다.

울진군의 서쪽 끝에 위치해 있어 서면(西面)이었으나 금강(金剛)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이 금강소나무를 브랜드로 해 세상 속으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명칭을 금강송면(金剛松面)으로 바꾸었다.

금강송! 나무줄기가 붉어서 적송(赤松)이라고도 하고 단단하게 곧게 자라는 군락을 보면 가히 환상적이다.

경복궁 중건 재목으로나 남대문의 대들보로 사용된 재목도 이 마을에서 자란 금강송이다.

늘 푸르고 쭉쭉 뻗어 오르는 금강송의 기개를 세상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그 기운을 함께 하기로 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하듯이 함께하면 그 효과가 배가 된다고 하지 않았는가?

이 금강송에 소원팻말을 달아 세상 사람들의 소원을 이뤄 주고 싶었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피그말리온 효과를 실천하고 싶었다. 무언가 간절히 바라던 일이 이뤄진 경험이 있지 않은가?

심상사성(心想事成)은 산악인 엄홍길이 좋아하는 사자성어다.

세계 최초로 히말이야 8000m 이상 16회 완등(2007년)에 성공한 그는 “도전하고 완등을 간절히 바라며 노력했기에 꿈을 이룰 수 있었다”면서 “위험하다는 주위의 만류에도 꿋꿋이 꿈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죽음이 두렵지 않을 만큼 간절히 원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종이 위의 기적, 쓰면 이루어진다’라는 책을 저술한 헨리 에트 앤 크라우도 쓰고 간절히 바라면 이뤄진다고 했다.

이런 논리를 바탕으로 우리 마을에서는 소원을 팻말에 쓰고 금강송에 달아 그 소원이 이뤄지도록 하는 소원팻말 달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필자가 우리 손주들에게 바라는 소원 “공부도 1등, 운동도 1등”이라는 팻말을 달고 나서 실제로 현실이 됐고 이웃집 사위의 취업을 바라는 팻말을 달고 나서 취업이 됐다.

후배 한정애는 “국회의원 당선 기원”이라는 소원팻말을 달고 나서 재선에 성공했다. 간절히 바라는 만큼 노력이 뒤따랐기 때문임은 물론이다.

이런 효과를 널리 알리고 세상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특히 건강과 안전을 바라는 우리들의 소원을 금강송에 달아 이루게 하고 싶다.

정신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접근하는 예방법을 시설이나 설비의 보완과 함께 병행하면 금상첨화일 수 있다.

경북 울진군 금강송면 전내마을에서 맑고 아름다운 환경에 취하면서 금강소나무 숲길도 걷고 소원팻말을 금강송에 달아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일석이조의 기회를 맞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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