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 없는 여수산업단지 가동 조력자…가족처럼 서로 안전 챙겨 무사고 기록

6개 부서에서 일하는 모든 직원
일년 중 두달 특별안전관리자가 돼 안전실천
동료사랑카드 부여·이달의 안전인 선정 등
가족 같은 마음으로 안전 바로 세워

 

여수산업단지에 공급되는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설비의 운전, 정비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전산업개발(주) 호남사업소에는 밤낮이 따로 없다.

이른 새벽부터 깊은 밤까지 여수산단에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한시도 긴장을 늦춰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긴장을 늦추지 않는 그들의 습관은 현장 안전관리로도 이어졌다.

빈틈없고 정확한 안전관리를 통해 무재해 25배 대기록을 달성한 것이다.

 

무재해 깃발 통해 근로자 안전의식 고취

한전산업개발(주) 호남사업소의 무재해 25배 기록은 우연히 얻어진 기록이 아님을 현장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박재선 소장을 비롯해 60여명 남짓한 직원, 아니 현장을 이끌어 온 가족들은 안전을 제일로 생각한다.

스스로 안전을 생각하고 행동하는 습관이 형성된 것이다.

이러한 습관이 형성되기까지 다양한 노력이 진행됐다.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무재해깃발 릴레이 캠페인이다.

한전산업개발(주) 호남사업소에는 대형 무재해 깃발이제작돼 현장에 게시돼 있다.

그런데 이 깃발은 한 곳에 고정돼 있지 않고 매월 타 부서로 이동된다.

깃발이 게시된 그 부서는 그 달의 안전부서가 돼 안전점검의 날 행사는 물론 사업소 내 모든 안전활동을 앞장서서 전개한다.

6개 부서에서 일하는 모든 직원들은 일년 중 두달은 특별한 안전관리자가 돼 안전을 행동하게 되는 것이다.

무재해깃발 릴레이 캠페인의 효과는 만점이다.

어쩌면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 같은 환경 속에서 자칫 소홀해지기 쉬운 안전의식을 다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늘 해왔던 일이라는 식의 자만심을 없애고 나와 동료, 우리 가족을 위해 사고 없는 사업장 만들기에 앞장서야겠다는 마음가짐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안전은 소통의 통로’… SNS 안전활동

한전산업개발(주) 호남사업소의 직원들은 종종 이상한 모습을 보인다.

중고생도 아닌데 스마트폰에 몰두한다. 

여러 직원들이 SNS에 접속해 글과 사진을 남기고 즐거워한다.

무엇일까 자세히 보니 ‘안전밴드’다.

직원들로 구성된 모임을 만들고 이를 현장 안전소통을 위해 활용하고 있었다.

현장의 위험상황이 파악되면 바로 사진을 찍어 안전밴드에 올리며 이를 안전관리자가 수시로 파악해 위험을 제거하고 그 결과를 다시 밴드에 올린다.

그러면 현장의 총책임자인 박재선 소장은 확인과 함께 격려의 문구를 올린다.

현장 직원-안전관리자-소장이 안전 확보를 위해 하나가 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안전을 직원간의 소통의 통로로 활용함으로써 생각 이상의 효과를 얻어내고 있다.

현장 안전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올리는 익살스럽고 재미있는 글이 자칫 딱딱하게 굳어질 수 있는 직원들간의 대화를 부드럽게 하고 가족 같은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직원 모두가 가족일 때 안전은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일이며 사고는 당연히 발생할 수 없다.

 

칭찬은 고래도 안전수칙 지키게 한다

현장의 안전이 바로 서게 하려면 때때로 귀에 거슬리는 말도 해야 하며 어쩌면 패널티도 부여해야 한다.

한전산업개발(주) 호남사업소의 사정도 비슷하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

직원들에게 안전 패널티를 부여하더라도 가족같이 사랑으로 감싼다.

이를 증명하듯 패널티 카드의 이름도 ‘동료 사랑 카드’다.

반대로 안전을 위해 노력한 직원이 있다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아니 칭찬꺼리를 찾아내고 적극적으로 포상한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 매월 이달의 안전인을 선정하고 포상하며 게시판에 게시, 모든 직원들에게 알려 함께 기뻐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안전은 가족과 함께 하는 일

한전산업개발(주) 호남사업소에서 매년 6월이면 꼭 진행하는 행사가 있다.

7월 산업안전보건 강조의 달을 앞서 안전문구, 안전포스터 공모를 진행한다.

공모에는 직원은 물론 가족까지 참여한다. 아니 가족들이 참여하기를 권장한다. 남편, 아빠, 자식의 일터가 더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가족들이 관심을 갖게 하며 직원들은 회사 내에서 가족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아(?) 더욱 안전하게 작업에 임하도록 한다는 취지에서다.

나는 나 혼자가 아니다. 가족과 함께라는 생각을 가질 때 안전은 스스로 완성된다.

 

인터뷰

박재선 한전산업개발(주) 호남사업소 소장

‘나는 예외’라는 생각이 사고 불러
 4조3교대 ‘24시간 운영’ 약점을
 24시간 안전 챙기는 강점으로 바꿔

▲소장님의 안전철학을 듣고 싶은데.

안전철학이라고 거창하게까지 말할 만한 것은 없고 한전산업개발 사장님께서 강조하는 내용이 생각납니다.

사장님께서는 “나는 예외다, 문제가 생기면 혼자 해결한다. 교육과 훈련은 귀찮은 일이다, 내가 한 일이 어떤 결과가 될지 생각해 본 적이 없다”를 추방하자고 말하십니다. 저도 현장에서 직원들에게 사고의 원인은 바로 여기에 있음을 인지하고 이를 추방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말합니다. 

▲현장의 위험요인은 무엇인지.

연속적으로 진행되는 현장이다 보니 전문가들이 공정 세부적인 위험에 앞서 4조3교대 근무에 따른 구조적 문제를 지적합니다.

하지만 저는 문제점을 장점으로,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 노력합니다.

교대업무가 현장의 위험요인이 아닌 24시간 돌아가는 안전체계가 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할 것을 강조하며 실제 근무조 점검을 통해 24시간 상시점검체제가 운영될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우리 직원들만의 시각이 아닌 타 전문가들의 시각을 통해 현장의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도록 타 사업소와의 교차점검, 전문기관에 의뢰한 안전점검 등을 시행하고 있으며 안전의식 고취 및 전문적인 안전지식 습득을 위한 안전교육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무재해 25배를 달성한 요인은 무엇으로 보는지.

무재해 25배수라는 대기록 달성은 현장에서 일하는 모든 직원들의 안전의식 향상과 안전수칙 준수를 통해 이뤄진 결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직원 모두 무재해 달성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갖고 안전활동을 열심히 한 결과물입니다.

앞으로도 무재해 25배를 넘어 30배, 50배를 달성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수동적인 안전수칙 준수가 아닌 직원들 모두가 필요해서 활동하는 능동적인 안전활동이 전개되는 환경 조성에 노력할 것입니다.

이제 무재해 26배수 달성이라는 새로운 목표가 주어져 어깨가 무겁습니다. 항상 현장과 소통하고 기본에 충실한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직원들에게 당부의 말이 있다면.

산업현장에서 안전과 건강은 기본적으로 근로자 자신이 지켜야 하는 것입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안전은 그만큼 수동적이기 때문에 효과가 덜할 수밖에 없습니다.

근로자 자신의 필요로 인해 안전관리가 이뤄지고 경영진과 안전관리자가 이를 최대한 뒷받침할 때 안전에 대한 효과가 최대한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전산업개발(주) 호남사업소의 안전달인

공지운 안전관리자

“안전업무 하다 보니 순돌이 아빠 됐어요”
가는 곳마다 안전 외치는 뼛속까지 안전인

한전산업개발(주) 호남사업소의 안전달인인 공지운 안전관리자는 회사 내에서 순돌이 아빠로 통한다.

순돌이 아빠는 과거 TV프로그램에서 무엇이든 고치는 한 캐릭터 이름이다. 혹자는 한국판 맥가이버라고 말한다.

공지운 안전관리자는 별명처럼 안전업무를 하다 보니 다방면의 전문가가 됐다.

“현장의 위험요인 개선에 앞서 그 설비의 작동원리는 물론 현장운용의 어려움까지 파악하려 노력하다 보니 어느 순간 소장님을 비롯한 모든 직원들이 순돌이 아빠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공지운 안전관리자는 회사에서 안전업무를 수행하다보니 어디를 가든 불안전한 행동이나 위험요소가 보인다고 말한다.

식당에서도, 거리에서도, 심지어는 집에서까지. 직업병 아닌 직업병, 긍정적인 병인 셈이다.

물론 보는 것으로 넘어가지 않고 행동한다. 식당 주인에게 알리며 안전신문고에 신고하고 가족들에게 개선을 권고하는 등등….

“고향집에서 농기계작업을 하시는 부모님을 보면 불안감이 많이 느껴집니다. 부모님들께 이를 지적하면 처음에는 귀찮아 하셨는데 이제는 안전수칙을 잘 지켜 나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보람을 느끼지만 어떤 때는 저를 피하는 느낌까지 드는데 어쩔 수 없는 안전인의 숙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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