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구조 변화에 따라 국내 산업재해 발생 추이도 변하고 있다. 또 최근 핫이슈로 부상한 출퇴근 재해, 감정노동 산재 인정 등 그 어느 때보다 산재보상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산재근로자들의 원직장 복귀를 위한 제도적인 요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월간안전은 2016년 새해를 맞아 이재갑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을 만나 근로복지공단의 올해 운영방침에 대해 자세히 들어보고 아울러 이재갑 이사장이 생각하는 안전한 나라 만들기와 노사 관계자들에게 바라는 바를 살펴본다.


주요 약력 /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행정학 학사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MICHIGAN주립대 노사관계 석사 ▲제26회 행정고시 합격 ▲OECD 고용노동사회국 파견관 ▲고용노동부 노사정책실 실장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 실장 ▲고용노동부 차관.

“고객이 중심이 되는 복지서비스 제공
 근로자의 동반자이자 희망버팀목 될 것”

▶ 산업재해 예방의 중요성과 이를 위해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 한 말씀 해주십시오.
근로자가 재해 걱정 없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드는 것이 근로복지 중 가장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우리나라의 산업재해 통계를 보면 재해근로자는 9만909명이고 이 중 1850명이 사망자입니다. 2013년과 비교해 전체 재해자수는 915명 줄었고 사망자수는 79명 줄었습니다.
하지만 산업재해 규모는 여전히 일본, 독일과 비교해 2배 이상 높은 수준입니다.
근로복지공단은 산재보험을 통해 이들의 치료와 직업복귀를 돕고 있으나 재해 발생 이전의 몸상태로 완벽하게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산업재해 발생 후 어떻게 보상과 지원을 해주는 것보다 예방으로 다치지 않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러한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사회제도적 측면에서는 원청의 안전감독의무를 강화해야 할 것이며 아울러 안전에 대한 의식도 개선돼야 할 것입니다.
기업들은 안전에 소요되는 비용을 손실이 아닌 가장 효율적인 투자로 인식해 재해예방에 투자를 늘려야 하고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나 하나쯤이야’, ‘설마’ 하는 방심을 버려야 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 산업재해 예방은 우리나라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이므로 산재 걱정 없는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 2016년도 근로복지공단의 주요 사업계획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근로복지공단은 어려운 여건에 있는 사람들 옆에서 든든한 동반자로, 희망버팀목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근로자복지 전담기관으로서 위상을 높이는데 역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첫째 산재보험의 사회안전망 기능 강화에 중점을 두고자 합니다. 출퇴근재해의 산재인정 문제에 대해 국내·외 사례를 비교해 우리 환경에 가장 적합하게 도입하며 신용카드모집인, 대출모집인, 대리운전기사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 확대를 통해 업무상 재해로부터 취약계층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둘째 노후시설 개선, 의료장비 현대화, 의료필수인력 지속 증원 추진 등 소속병원 의료인프라 보강 및 확대를 통한 경쟁력 확보로 산업의료서비스의 내·외부 만족도 향상은 물론 공공의료기관으로서의 공익적 역할을 제고할 것입니다.
셋째 30인 이하 중소영세사업장에서 일하는 저소득근로자의 노후생활 보장을 지원하기 위한 중기 퇴직연금기금 제도 도입에 대비해 전담 TF팀을 중심으로 업무프로세스 마련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 2015년 3월 조사에 의하면 근로자 10명 중 약 3명, 비정규직의 경우는 약 6명이 사회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습니다.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근로복지공단은 어떤 노력을 펼치고 있습니까.
사회보험은 법적으로 가입을 강제하고 있으나 여전히 미가입 상태의 실제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실제 사각지대는 보험료 부담, 근로자의 잦은 입·퇴사로 인한 신고 불편, 소득노출에 따른 복지지원 불이익 우려 등으로 소규모사업장 저임금근로자를 중심으로 넓게 존재하고 있어 근로복지공단은 ‘보험 사각지대 제로(Zero) 실현’을 공단의 미래과제로 선포하고 사각지대 해소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보험료 부담 완화 사각지대에 있는 소규모 사업장 저임금근로자 보험료 지원을 통해 사회보험 가입을 정책적으로 유도하고 있습니다.
또 행정력이 부족한 영세사업장에 대해 가입신고서 작성 대행, 상담 등 찾아가는 가입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사회보험 가입 붐 조성을 위해 소규모 협력업체를 많이 갖고 있는 민간기업 또는 공공기업과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코레일유통(주), 롯데쇼핑(주), (주)이디야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자원봉사단인 ‘시민모니터링단’을 구성해 사회보험 가입안내 및 미가입 사업장을 공단에 알려주는 역할을 수행토록 함으로써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 감정노동 산재 인정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감정노동이란 직장인이 사람을 대할 때 자신의 감정이 좋거나 화나는 상황이 있더라도 조직에서 요구하는 감정을 고객에게 보여주는, 즉 자신의 감정과는 무관하게 행하는 노동을 말합니다.
콜센터, 유통업, 음식업, 관광업 등 사람을 대하는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직업군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업무와 관련 해 고객 등에 의한 폭력 또는 폭언 등 정신적 충격을 유발 할 수 있는 사건 및 이와 직접 관련된 스트레스에 의해 발생한 적응장애, 우울병 에피소드를 업무상 인정기준에 추가하는 산재보험법 개정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향후 산재보험법 개정에 맞춰 ‘정신질병 업무관련성 조사지침’을 개선해 재해조사가 최대한 객관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고객응대업무 종사자에 대한 재해조사시트를 별도로 만들고 조사항목에 감정부조화, 업무강도, 직장내 폭력 경험 등을 조사토록 할 것입니다.

▶ 근로복지공단은 외부기관과 협업을 통해 산재근로자에게 서비스를 확대 제공했는데 주요 사례를 소개해 주십시오.
근로복지공단은 유관기관과 협업을 통해 산재근로자들에게 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보험급여 사각지대 해소와 공정하고 합리적인 급여체계 구축을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상시적 협의체를 구성·운영해 산재요양 승인 전·후의 효율적 정산, 산재은폐 개연성이 높은 진료건에 대해 양 기관간 협업조사, 양 기관이 확인한 부당청구 요양기관의 명부 공유 등 양 기관의 업무 효율성이 제고됐습니다.
또 본국으로 귀국한 외국인 근로자에게 업무상 질병이 발현됐을 경우 산재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국산업인력공단의 EPS센터를 활용해 산재신청 절차를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외에도 한국환경공단과 석면피해자 보호 및 산재근로자 수급권 보호를 위해 압류방지 통장을 확대했습니다.

▶ 단순히 보상 차원을 넘어 산재근로자의 재활과 사업장 복귀도 중요합니다. 이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산재보험은 근로자가 재해 이후 다시 직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것이 주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공단은 2001년 산재근로자 재활사업 5개년 계획 이후 재활사업 중기발전계획을 수립·시행했고 2008년에는 직업재활급여를 도입해 산재근로자 직업복귀에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습니다.
앞으로 2020년까지 산재근로자의 직업복귀 비율을 75%(2014년 직업복귀율 52.5%)까지 높이기 위해 요양·재활·보상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맞춤형통합서비스’를 도입해 직업·사회복귀를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단순한 치료·보상에 그치지 않고 장해가 남고 직업 복귀가 불투명해 요양 초기부터 체계적인 재활서비스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산재근로자에 대해서는 재활전문 직원인 ‘잡코디네이터’가 수요자 욕구와 특성에 맞게 원직장 복귀 또는 직업훈련을 통한 재취업, 창업 등 개별적인 재활계획을 수립하고 ‘내일찾기서비스’를 통해 고용시장 재진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 외 산재근로자에 대해서도 상담 등을 통해 조기에 재활욕구를 파악해 근로복지공단 소속병원을 활용한 의료재활과 취업전문기관 및 지역사회 재활기관과 협업을 통한 직업재활·사회심리재활서비스를 제공해 복귀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 끝으로 2016년을 맞아 노사 관계자들에게 당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근로복지공단은 취약계층과 근로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기관으로 고객의 신뢰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요양과 보상, 산재·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 서비스 강화 등 사회안전망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로 명실상부한 근로자 복지 전담기관으로 위상을 더 높일 수 있도록 업무프로세스를 개편하고 고객이 중심이 되는 서비스 제공에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2016년에도 근로복지공단 사업에 많은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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